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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할 방법이 없다. 힘이 고갈된 하위 흡혈귀(레서 뱀파이어)가 쓸 수 있는 방법은,
없다』그렇구나……이것으로, 끝인가로드의 환상이 사라진다. 문득 로드의 말이 납
득이 간다.그렇다면, 여기서부터는 내구전이다. 아픔에 저항한다. 제정신을 유지한
다. 죽음에 저항한다. 생전의 병상에서 하던 것과 마찬가지다.다른 건, 지금의 나에게
있는 건 목뿐이라는 것 정도다.그리고, 나의 마지막 싸움이 시작됐다.§어두웠던 하늘
이 밝아지고, 희미한 빛이 주변을 비춘다.처음에 느낀 것은 피부가 타는 듯한 아픔이
었다. 정수리를 중심으로 번진 통증은 내 얼굴 전체를 침범하고, 불꽃과 같은 열이
된다.형을 받은 직후는 여유라고 생각했다. 죽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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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그것이 착각이었던 것을 알았다. 정의 힘은 조금씩 나의 남겨진 몸을 불태우고
, 사고를 불태웠다. 목만으로는 몸부림칠 수조차 없다.마치 직사광선을 몇 십 시간이
나 연속으로 쬔 것만 같다. 아픔이, 조금씩, 조금씩 나를 죽이려고 한다.시체로 되돌
리려 한다.눈을 완전히 뜨고, 필사적으로 아픔을 참는다. 조금씩, 시곗바늘이 움직이
듯 솟아오르는 초조감에, 종언 기사단을 앞에 뒀을 때조차 느끼지 못했던 강한 공포
가, 절망이 나를 덮친다.본능이 태양이라는 천적의 내습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아
직 아주 조금 해가 나왔을 뿐인데, 이 정도다.아직 소멸되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였
다. 나락이 메워진다. 제로로 돌아간다. 무로 돌아간다.내 안에서, 어둠과 빛이 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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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다.그저, 오로지 고통을 견뎌낸다. 조금씩 무덤을 비추는 빛이 강해진다.문득 뇌
리에 하나의 의문이 생긴다.로드는 한 시간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 시간은 이미 옛
날에 지나 있었다.그러면, 몇 시간이지? 몇시간 견딜 수 있지? 몇시간……견뎌내고 마
는 거지?그리고――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지?어째서 네빌라가, 종언 기사단이, 이걸
언데드가 가장 괴로워하는 죽는 방법이라고 했는지, 지금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나를 방치한 것은 방심이 아니었다. 이건, 고문이다.덮치는 아픔과, 언제 끝날지도
르는 태양에 의한 제재. 죽음의 발소리마저 느껴진다. 죽음과 거리가 먼 언데드일
수록, 이 형을 견뎌낼 수 없다. 적이 눈앞에 없기 때문에, 마지막 희망도 버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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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것이다.몸 이전에, 마음이 죽는다.목이 바싹 마른다. 타오르는 통증에, 눈물
이 흐른다. 필사적으로 숨을 쉬고, 의식을 유지한다.죽음을 받아들이면 끝이다.
기병에 걸리고도 몇년이나 살아온 나니까 알고 있다.생전에, 쇠약하고 아픔을 참
고, 삶에 매달리는 나를, 의사는 기적이라고 불렀다. 처음에 있었던 연민은 어느샌
가, 기막힘에 이르렀다.의사도 가족도 마술사도 모두 내가 곧 죽을 거라고 생각했
다. 하지만, 살아남았다. 결국에는 죽었지만, 나는 끝까지 사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