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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나?”뒤에서 들리는 말소리에 장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장찬은 목소리만으로

그가 남궁자운이라는 것을 알았다. 남궁자운은 장찬이 심히 걱정되어 그를 따라나선

것이다. 그러다 장찬의 흐느낌에 기를 죽이고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그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 생각했다.그리고 장찬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자 말을 건넨 것

이다.”세상 참 오래 살고 볼 일이야, 자네가 눈물을 보이다니…….””이게 마지막입니

다.”장찬은 또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과거의 별호가 냉검이라 불릴 정도로 그의 성격

은 냉정하고 차갑기만 했다. 그런 그가 오열을 했고 슬퍼하고 있었다. 인간이기 때문

이다.장찬이 그렇게 아무런 생각 없이 창밖을 응시하고 있을 때 가벼운 발소리와 함

께 한 사람이 들어왔다. 삼십대 후반의 나이에 강인한 인상과 남다른 기개가 보이는

모습의 남자였다.특이하게 귀밑머리가 반백이었다. 이곳 남궁 세가에서 귀밑 부분이

반백인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다.”웬일이냐?””…….”장찬은 남궁효웅이 들어온 것을 기

로 알았다. 이곳에서 그만큼 강하고 거대한 기를 은연중에 뿌리는 사람은 오직 남궁효

웅이기 때문이다. 남궁효웅은 언제나 검을 왼쪽 허리에 차고 다닌다. 그건 그의 버릇

이고 그가 검을 익히면서 시작된 하나의 습관이다.남궁효웅은 오직 검 하나만을 사랑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 남궁 세가에서 아직 장가를 가지 않은 인물이다. 장찬 역시

장가를 가지 않았으니 서로 공통점이 많은 편이다. 장찬은 남궁효웅을 볼 때마다 자

신의 예전 모습을 보는 듯한 착각을 느낀다.”아버님은 이 년 전에 돌아가셨죠.”남궁효

웅의 뜬금없는 말에 장찬은 그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강호에서 낭인으로

지낼 때 소문으로 알고 있었던 일이다.”그때 장 사형을 많이 찾으셨습니다.”장찬은 그

말에 또다시 고개만 끄덕였다. 마치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처럼…, 하지만 마음속은

또다시 불타고 있었다. 알고 있어도 도저히 올 수 없었다. 그때는 마음이 정리되지 않

은 상태였기에.”왜…, 안 왔습니까?”차갑게 남궁효웅이 말했다. 장찬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다시 찾은 이곳에서 자신은 죄인이기 때문이다.”제가 검을 잡고 강해지려 한 이

유가 무엇인지 알고 계십니까? 사형처럼 되기 위해서입니다. 어릴 때 사형은 저의 이

상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화 누님이 죽고 급격히 변하는 사형을 더 이상 볼 수 없었

습니다. 그래서 제가 비무행을 나갔지요!”차갑고 냉정한 남궁효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