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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이 정도 나이까지 살았다면 오래 산 거야!’혈류방의 무사들이 내뿜는 살기가 전신을

조여 오자 장찬은 희미한 미소와 함께 조용히 눈을 감았다. 더 이상 움직일 힘도, 기운

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저 조용한 마음으로 검날이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었다.막상 죽

음이 다가온다고 생각하자 마음이 편안해졌다. 자신도 그런 마음이 드는 이유를 잘 알

지 못했다. 단지, 그저 오래 살았다는 생각이 들자 그런 마음이 생긴 것이다.쿠르릉!! 콰

쾅!!”으아악!! 커억!!”장찬은 들려오는 폭음 소리과 비명 소리에 눈을 떴다. 그리고 그곳

에 능풍운이 도를 휘두르며 혈류방의 무사들을 상대하는 모습이 들어왔다.”후후후…,

글렀군.”그렇게 중얼거리던 장찬은 또다시 들리는 커다란 함성 소리에 놀라 세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함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자, 장찬의 표정은 지극히 어

두워졌고 능풍운과 싸우던 혈류방의 무사들은 사기가 올라 더욱더 능풍운을 압박해

들어갔다. 하지만 함성이 다 사라지기도 전에 거대한 폭발음이 천지를 진동하자 장찬

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그리고 그의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타오르는 남궁 세가의

건물들을 바라보는 남궁제룡의 시선은 수많은 생각들로 복잡하고 미묘하게 돌아가

고 있었다. 수십 년 동안 살아온 터전이 자신의 손에 모두 사라지자 그 기분의 암울

함은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커져 갔다. 그런 남궁제룡의 손을 잡는 부드러운 손길이

있었다.”아니…, 당신……! 아직 안 갔던 것이오?”남궁제룡의 말에 정미옥이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어떻게 당신을 혼자 두고 가겠어요.”정미옥이 눈가를 훔치며 애써

미소를 짓고 말하자 남궁제룡은 그녀의 손을 힘주어 잡았다.그리고 놀란 얼굴로 뒤

를 보았다. 그곳에 많은 세가의 가솔들이 서 있었다.”모두 가지 않겠다고 해서요.”

정미옥의 말을 듣는 순간 남궁제룡은 눈을 감았다. 그들의 얼굴에서 표현할 수

없는 따뜻한 정을 느낀 것이다.’그렇지…, 그런 것이야, 그저 건물만이 사라질 뿐인데

…….’남궁제룡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정미옥을 끌어안았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슬픔

으로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슬픔과 비통한 심정이 마음을 타고 올라왔다.

남궁우는 부들거리는 다리에 힘을 주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미 무리한

경공으로 지친 몸이었고 거기다 심적 충격이 너무나 커 그의 이성은 이미 상황을

제대로 관찰할 만한 여유가 없었다.”누가…!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했단 말이

냐……?”조용히 중얼거리던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