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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아버지를 믿을 수 없는 자신을 약간 자기혐오하지만, 이건 살아남기 위해 필

요한 일이었다.옷을 갈아입고, 나를 기다리던 안경 센리에게 말한다.”아버지의

답변을 들으러 갈게.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하지만,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해. 같이 가줄래?””…………물론”센리는 망설임 없이 승낙해 주었다.

센리는 종언 기사단의 일원이다. 그 증거도 가지고 있다.나는 아버지께 동행자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어차피 종언 기사가 협력해 준다고 말해도 믿기 어려울 테

고, 아버지가 종언 기사단에 문의해서 거기서 에페에게 정보가 누설될 가능성도

있다.게다가……그녀는 지금, 종언 기사단을 배신하고 나에게 협력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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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한 그 입장을 이용하라는 것은, 센리의 성격을 생각해도 너무나 잔인한 이

야기다.하지만……눈으로 보면 다를 것이다. 센리가 협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아버지의 생각도 바뀔지도 모른다.또, 센리는 순수하다. 몇 번인가 송곳니를 꽂았

지만, 그 영혼에 더러움은 없다. 내 목소리가 닿지 않아도, 그녀의 목소리라면 닿

을 수도 있다.어울리지도 않게 긴장하고 있다. 생각에 잠기는 내 손을, 센리가 살

잡아준다. 극상의 피가 흐르는 하얀 손가락이 내 손에 얽힌다.센리는 살포시 미

소지으면서, 처음 만났을 때와 거의 변함없는 목소리로 안심시키기 위해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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줬다.”괜찮아……난, 배신하지 않아. 함께 도망쳐 줄게”§다시 포멧 저택에 침입해,

아버지의 서재로 향한다.주변의 경비는 어제와 비교해 조금 허술해졌다. 어쩌면 나

를 위해 아빠가 줄인 걸지도 모르지만, 너무 무방비해 보인다. 내가 할 수 있는 말

은 아니지만, 경비를 좀 더 늘리라고 지적해 두어야 할지도 모른다.창밖에서 서재

의 기색을 살핀다. 훈련 같은 건 받지 않았지만, 흡혈귀 본능 때문인지 집중하면

왠지 모르게 인원수 정도라면 멀리서도 판단할 수 있었다.인원수는 아마도 한 명

, 아버지뿐이다. 적어도, 다수의 생자의 기색은 느껴지지 않는다. 만반의 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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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대기하고 있을 가능성은 낮아졌다.센리를 등에 업고, 단숨에 창문까지 올라

간다.오늘은 ……싫은 기색은 들지 않았다. 밖에서 창문을 열고 안으로 침입한다.

창문이 힘차게 열리고, 미지근한 공기가 들어온다.서재에는 르도 포멧이 혼자

서 기다리고 있었다.그 안색은, 다소 초췌해 있단 걸 알 수 있다. 하루 종일 고

민했을 것이다.아버지는 나를 보고 눈썹을 찡그렸지만, 곧 내 등에 타고 있는 센

리를 알아채고 눈을 크게 떴다.”아아, 왔나……그 등의 아가씨는?””센리 실비스.